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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운 출발' 김우영 작가 X <매거진 덴> 인터뷰 "친환경 라이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콘텐츠 스튜디오 ‘밀키베이비’에서 예술을 통해 환경, 여성, 기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김우영 작가 역시 환경 친화적인 생활을 이어오며 이런 감정을 수 차례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작가는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영 작가. 환경공단과 삼성을 비롯해 다양한 공/사기업과 전시 및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2023년 책 <지구로운 출발>을 펴냈다. ⓒ김우영




친환경의 씨앗을 나누고 싶어


김 작가가 처음부터 지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친환경 라이프를 시작한 건 아니다. 결혼 후 아이를 가지면서 부부가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와 아토피 피부염이 아이에게 유전되지 않을까 우려해 생활 방식을 모두 친환경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혼자 조용히 지구를 위해 실천하고 싶지 않았고, 말과 글과 그림으로 남겨서 친환경의 씨앗을 옆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김 작가가 펴낸 책 <지구로운 출발> 서문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환경 오염에 관한 수치나 어려운 설명들은 일시적으로 충격 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친환경 생활을 이어가는 힘을 주지는 않는다. 이것을 몸소 경험한 김 작가는 지구에 이로운 행동이 늘 힘들고 불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하고, SNS에 친환경 실천 웹툰 <지구로운 출발>을 그려서 올리기 시작한다.





ⓒ김우영


“웹툰을 그리면서 다양한 환경 도서를 읽고 공부했어요. 그런데 책을 보면 볼수록 마음이 불편해지더라고요. 2050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했어요. 무거운 다짐보다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해 환경 친화적인 생활을 실천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책에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다. 첫 번째는 자기효능감이다. 내 손으로 직접 공산품을 대신하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채소를 키워서 자급자족하듯 공산품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안다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습관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김 작가는 숫자나 어려운 설명보다 천연 린스나 밀랍 랩 만드는 법 등 자신이 해 본 친환경 실천 방식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김 작가가 집중한 두 번째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다른 생물 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 살다 보니 숲과 동물이 사라지는 것에 무감각해졌다는 그는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국내 여행을 떠났다. 해양 생물을 접하는 바다 여행,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일회용품 없이 적은 짐으로 떠나는 로컬 여행 등이 책과 웹툰에 담겨 있다.



‘순한맛 친환경 실천기’라는 설명처럼, 이 모든 과정은 과장 없이 담백하게 서술돼 있다. 모든 에피소드가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솔직하게 그려져 있어 ‘친환경 라이프는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 준다. 책을 읽고 있자면 ‘나도 한 번 도전해 볼까?’하는 마음이 샘솟는다.



 





ⓒ김우영


친환경 라이프, 무엇부터 해야 할까



환경 문제를 논하는 인터넷 게시글에는 ‘개인의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우리가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소용없다’, ‘개인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와 같은 냉소적인 반응은 힘을 쭉 빠지게 한다. 하지만 지구와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거대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변화다. 김 작가는 개개인이 지구를 위해 작은 일들을 하는 것이 절대 헛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을 무렵과 지금, 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사회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니 사람들이 친환경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지구를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줘야 하는 시대가 되었죠. 저는 개인의 힘을 믿어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들어 낸 거니까요.”



 






ⓒ김우영


김 작가는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부터 실천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저렴하고 옷 종류가 다양하다는 이유로 이용했던 패스트 패션 소비를 중단했다. 가족 구성원과는 대나무 칫솔 사용하기, 채식 맛집에서 외식하기, 환경을 주제로 하는 책이나 영상 보기 등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친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처음에는 입맛에 맞는 비건 식품을 찾지 못하거나 친환경 세제가 피부에 전혀 맞지 않는 등의 해프닝도 있었지만 지금은 생활 곳곳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이 습관으로 정착됐다. 제로 웨이스트 숍, 국내외 환경 유튜브, 블로그 콘텐츠 등을 참고해 친환경 제품 제작의 아이디어를 얻거나, 직접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 보기도 한다.



친환경 라이프를 시작하고 나서 일상이 풍요로워졌다는 김 작가는 세 끼 중 한 끼만 채식으로 바꿔도 ‘지구로운’ 식단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고기와 채소의 비율이 9:1이었다면, 이 비율을 5:5로, 그 다음엔 1:9로 바꿔보는 것이다.



온라인 제로 웨이스트 숍이나 친환경 스토어에서 일상 용품의 대체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닐 포장 없는 고무장갑, 맛있는 비건 과자, 플라스틱 수세미를 대체할 수 있는 진짜 수세미까지. 새로운 발견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친환경 라이프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우영 작가의 작품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김우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현대인들 사이에선 ‘기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후 우울증은 기후 위기가 다가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슬픔, 분노, 우울과 같은 감정을 겪는 것을 말한다. 기후 불안으로 우울증을 겪은 대표적인 인물로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들 수 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이를 막지 못하는 사회를 지켜보면서 우울감으로 몸무게가 10kg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김 작가도 ‘기후 우울증’을 경험했다. 나의 삶을 어디까지 변화시켜야 하는지, 과연 지구와 기후를 살릴 수는 있는 것인지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김 작가는 울적하거나 무력한 기분이 든다면,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친환경 기준’을 정해 실천할 것을 권한다.



“내 삶의 질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를 찾아야 합니다. 일상에 습관이 녹아들면 내 실천에 대해 자책이 아니라 칭찬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식구가 있는 집은 완전 비건이나 미니멀리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저 역시 그랬고요. 우리 집만의 기준을 정하기까지 식구들과 서로 조율해가며 하나씩 실천했고, 서서히 틀을 잡아나갔어요.”



어떤 방법을 택하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김 작가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구의 생물들과 나무 뿌리처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하고, 훼손과 남용을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자신,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 상의 생물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그림 작품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에 그대로 담겨 있다. 김 작가는 TEDx의 환경 미술 전시 ‘SPRINTS’에서 이 작품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으로 삶을 일구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자연과의 연결, 지구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어요.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선 자원 낭비와 환경 파괴를 낳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바꾸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는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해요.”



TEDx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예술의 영향력에 대해 깨달았다는 김 작가.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예술로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작업 내용과 재료, 방식에 이르기까지 작업의 모든 요소를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며, 회화 전시 뿐 아니라 기술을 융합한 환경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어린이 그림책도 올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올해 친환경적인 삶을 다짐하는 이들에게 독려의 한 마디를 청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나 자신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변화를 경험한 개인이 모여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거죠.”



출처 : 덴 매거진(https://www.thed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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